2014/09/13

크루세이더 킹즈 2 : 아일랜드의 왕 3

애석하게도 [아일랜드의 왕] 편은 이번 화에서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크림한의 즉위부터 꼬이기 시작한 가문 내의 싸움이 종극으로 달려갔기 때문입니다.

그 처절하고 가슴 아픈 역사를 함께 들여다봅시다.

이 친구의 작위는 분명 타라의 왕입니다.

자신의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타라의 왕에 올랐으나,

이제 갓 왕위에 오른 이를 탐탁하게 여기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윽고...

크림한의 삼촌, 돈하드 백작이 타라의 왕위를 요구합니다.

당황스러웠죠.


하지만 크림한에게는 선대 왕인 무르하드가 남겨준 병사와 재산이 있었습니다.

쉽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죠.


그래서 협박 당하지 않겠노라 외치며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군은 지휘력이 뛰어난 돈하드의 군대에게 속수무책으로 밀렸습니다.

군세는 비슷비슷했지만,

군대의 질에서 뒤쳐진 타라 왕국군은 반란군에게 패퇴하고,

크림한은 타라 왕의 자리를 내놓게 됩니다.

많은 영지를 다스리던 왕에서 일개 백작으로 떨어진 크림한...

와신상담하며 복수를 준비하려는데, 또 한 통의 비보가 날아듭니다.


선대왕께서 물려주신 수도 더블린의 백작위를 내놓으라는 삼촌의 명령이었습니다.

이미 앞선 전쟁으로 병력을 꾸릴 수 없었지만, 그래도 순순히 자신의 작위를 내놓을 수 없었던 크림한은 명령에 거부를 하고,

돈하드 삼촌은 대군을 몰아 더블린을 습격합니다.


크림한은 죄인으로 감옥에 갇히게 되고, 죽는 그날까지 석방되지 못했죠.

폐렴에 걸린 크림한은 23세의 짧은 나이로 차디찬 더블린의 감옥에서 명을 달리합니다.

크림한의 유지는 그의 이복동생 산에게 이어집니다.

하지만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산입니다.


어디에도 그의 편은 없지요.

마치 단종의 운명과 같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스칩니다.

13세인 산은 사촌인 렌스터 여공작에게 딸을 달라고 약혼 요청을 합니다.

렌스터 여공작은 흔쾌히 수락하고, 그 딸이 성인이 되는 해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합니다.


그러던 중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이 발발하고,

타라의 왕 돈하드는 군사를 이끌고 스코틀랜드 왕가의 편으로 전쟁에 참가합니다.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산은 자신의 이복 형님 크림한의 원수를 갚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산이 병사를 움직이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너무나 위험했고, 아직 40대 초반인 삼촌 돈하드는 전장에서 뼈가 굵은 전장의 늑대였죠.

그래서 기회를 기다립니다.


자신이 어른이 되고,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에서 타라 국왕군의 힘이 빠지기를 말이죠.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산은 성인이 되었고, 정식적으로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모든 섭정이 그의 통치를 인정했습니다.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의 장기화 역시 산에게는 천우신조입니다.

타라 국왕군의 정예는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에 가담한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 타라의 영지는 빈집이나 다름없습니다.


용감한 산은 삼촌을 폐위시키겠노라 천명하고 군사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미 이복형이 홀로 싸우다 감옥에서 쓸쓸하게 죽어간 것을 기억하는 산은,

사촌인 렌스터 공작에게 출병을 요청합니다.


어차피 내 차례가 끝난다면 다음은 너니까! 라고 보낸 편지에, 렌스터 여공작이 답신을 보내왔습니다.

더블린에서 1차 조우전을 승리로 이끈 산에게 렌스터 여공작의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산의 편에 서서 삼촌의 압제에서 타라를 구하겠다는 참가문이었습니다.


이로써 단 둘 뿐이기는 하지만 반 돈하드 연합군이 결성되었습니다.


산이 이끄는 4천 정예병과 렌스터 공작군 3천 명은 더블린을 함락하고 그대로 북상하여 오리엘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가 일어났습니다.

돈하드의 군세가 얼스터에 나타난 것입니다.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에 참가 중인 1만 정예병 중 반 수인 5천 명이 얼스터를 통해 오리엘로 진격해왔습니다.

산은 렌스터 공작군과 연합 전선을 만들고 타라 왕국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산은 난전 중에 부상을 입고야 맙니다.

이 집안은 전장에 나서면 안 돼는 인물들인 것 같습니다.


전투에만 나서면 죽거나 부상을 입네요.

돈하드의 군세와 호각지세로 싸움을 이어가는데,

티론에서 돈하드의 구원병 2천 명이 참전했습니다.


비등비등하던 천칭의 추가 돈하드 쪽으로 기울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승리의 여신은 다시 한 번 돈하드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조카를 차디찬 감옥에서 썩어가게 한 돈하드의 손에 그 이복 동생의 목숨이 달렸습니다.


산은 그렇게 부상 당한 몸으로 더블린 지하감옥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리고...

지하감옥의 어두컴컴한 방에서 부상이 심해져 죽고 맙니다.

그의 나이 겨우 20살 때의 일입니다.

아일랜드의 왕이 되겠다던 디어르마이트의 유지는 그의 증손자 대에 이르러 끊기고 말았습니다.


가족 간의 처절한 전쟁으로 인해 죽어간 수많은 망자들이 크림한과 산의 영혼을 무저갱으로 잡아 끈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젊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마치고 말았습니다.

다음에는 지중해의 가문으로 플레이하는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아일랜드의 왕 편은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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